Har Shalom Editorial
הר שלום · Peace Mountain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의 율법 : 코셔

코셔는 요리 스타일이 아니다

코셔(kosher)라는 말은 한국에서도 종종 들리지만, 특정한 요리 방식이나 건강식을 가리키는 말로 오해되곤 합니다. 코셔는 “적합하다”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왔고, 무엇을 먹을 수 있고 그 음식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유대 율법 전체를 가리킵니다. 이 율법 체계의 이름이 카슈루트(kashrut)입니다. 중국 음식이든 멕시코 음식이든 규정에 맞게 만들면 코셔가 되고, 전통적인 유대 음식이라도 규정을 어기면 코셔가 아닙니다.

kosher kitchen

무엇을 먹을 수 있나

먹을 수 있는 동물의 기준은 토라의 레위기와 신명기에 정해져 있습니다. 기준은 의외로 단순한 신체 특징으로 나뉩니다. 전체 규정의 얼개는 위키피디아의 Kashrut 항목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되새김과 갈라진 발굽

땅에 사는 동물은 발굽이 갈라져 있고 되새김질을 하는 경우에만 먹을 수 있습니다. 소와 양이 여기에 들고, 돼지는 발굽은 갈라졌지만 되새김을 하지 않아 제외됩니다. 두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한 가지만 충족해서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지느러미와 비늘

물에 사는 것은 지느러미와 비늘을 함께 가진 경우만 허용됩니다. 그래서 새우, 게, 조개, 오징어처럼 비늘이 없는 해산물은 모두 제외됩니다. 허용된 포유류와 새도 셰히타라 불리는 규정된 도살 방식을 거쳐야 하고, 피는 소금에 절여 빼낸 뒤에야 먹을 수 있습니다. 피를 먹지 말라는 것은 토라가 직접 이유를 밝힌 드문 규정으로, 생명이 피에 깃들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고기와 우유를 섞지 않는다

코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규칙은 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지 않는 것입니다. “새끼 염소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라”는 토라 구절에서 비롯된 원칙으로, 두 가지를 한 끼에 함께 올리지 않을 뿐 아니라 고기를 먹은 뒤 유제품을 먹기까지 일정 시간을 두기도 합니다.

주방이 둘로 나뉜다

이 분리는 식탁에 그치지 않고 주방 전체로 확장됩니다. 엄격하게 지키는 가정에서는 고기용과 유제품용 식기, 조리도구, 심지어 싱크대나 식기세척기까지 따로 둡니다. 음식이 닿는 모든 것을 갈라놓는 셈입니다. 율법 한 줄이 부엌의 구조 자체를 바꿔 놓는 대목입니다.

코셔가 아닌 음식은 히브리어로 “찢긴 것”을 뜻하는 트레이프라 부릅니다. 규정을 지키는 사람에게 어려운 점은 코셔 자체가 까다로워서라기보다, 주변 세상 대부분이 코셔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그래서 외식이나 여행처럼 통제하기 힘든 상황에서 코셔를 어떻게 지킬지가 늘 현실적인 과제가 됩니다.

포장지의 작은 인증 마크

현대에 들어 코셔를 지키는 일은 포장 식품의 작은 기호 하나로 한결 간편해졌습니다. 제품 포장에 찍힌 헤크셰르라는 인증 마크가 그것입니다. 원 안에 U나 K 같은 글자가 들어간 이 표시는, 해당 식품이 인증 기관의 감독 아래 코셔 규정에 맞게 생산되었음을 뜻합니다. 가공식품처럼 성분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 특히 요긴합니다.

고기도 유제품도 아닌 것

인증 마크 옆에는 종종 분류 표시가 함께 붙습니다. 고기류인지 유제품인지, 아니면 어느 쪽도 아닌 중립 식품인지를 알려 주는 것입니다. 달걀, 생선, 과일, 채소처럼 고기와도 유제품과도 섞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파르베라고 부릅니다. 이 분류 덕분에 소비자는 포장을 뒤집어 성분을 따지지 않고도 자기 식단 규칙에 맞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의 코셔

코셔 인증은 유대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나 채식주의자는 파르베 표시를 보고 동물성 성분 여부를 가늠하고, 이슬람의 할랄 규정을 따르는 이들도 참고하곤 합니다. 종교적 율법에서 출발한 표시가 오늘날에는 식품 정보의 한 갈래로 폭넓게 쓰이는 셈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토라는 대부분의 코셔 규정에 이유를 명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후대의 해석은 다양합니다. 위생이나 건강을 드는 견해도 있지만, 더 자주 언급되는 것은 자기 절제의 훈련이라는 설명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식욕마저 규율 아래 두면서 매 끼니를 거룩함의 연습으로 바꾼다는 것입니다. 유월절에 누룩을 없애는 관습처럼, 무엇을 먹고 먹지 않을지를 정하는 일이 곧 정체성을 확인하는 행위가 됩니다. 코셔 규정을 주제별로 더 살펴보려면 Jewish Virtual Library가 참고가 됩니다.